올해 텃밭 채소는 풀을 해결하지 못한 탓에 소위 풀밭 속에서 보물 캐내듯 하나씩 주워다 먹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중 가성비 최고인 작물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가지이다. 모종 3그루를 이천 원인가 주고 사다 심은 가지는 시골집 텃밭 토양과 잘 맞았는지 처분을 못 할 만큼 열매를 맺었다. 3일만 지나도 손가락 크기만 하던 가지는 어느덧 손목까지 닿을 만큼 자라고 옆 이파리에는 또 손가락만 한 가지가 주렁주렁 매달렸다. 고작 가지 따가라고 지인을 시골까지 불러 댈 수도 없고, 바쁜 농사철에 반길지 어쩔지도 모르는 가지를 따다 이 집 저 집 나눔 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커버린 가지들을 무턱대고 따다가 집에 놓고서 방문하는 사람이나 우연히 만나는 사람에게 한 보따리씩 안겼다.
우리집은 복음 요리들을 싫어해서 주로 가지 무침을 하거나 덮밥을 해 먹었는데 그마저도 시간이 없어 바구니에 담아 방치해 두었다. 다행히 가지는 실온에서 오래오래 보관이 된다. 열매를 덮고 있는 보랏빛 껍질이 두꺼워 속살이 직접 공기에 닿지 않은 탓인지 오래 놔두어도 양파나 오이처럼 속이 무르지가 않는 장점이 있다. 수분이 빠져나가 쪼글쪼글 해진 가지는 특유의 물컹한 식감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더 입맛에 맞을 수도 있다. 말라서 쪼글이가 된 가지도 절대 버리지 말자.
보름 이상 방치해 거의 말랭이가 된 가지의 껍질과 속을 분리했다. 껍질은 얇게 벗겨서 꼭지와 함께 며칠 더 말리고 과육은 쪄서 파프리카와 함께 양념장에 볶고 일부는 얇게 썰어 소라와 무 채친 걸 넣고 덮밥을 했다.

<가지 덮밥 - 간장 양념에 비벼 먹으면 반찬 필요 없다>
바짝 마른 가지의 껍질은 꼭지와 함께 따로 팬에 잠시 덖었다. 차로 끓여서 마시면 가지의 껍질에 있는 보라색 안토시아닌 색소가 항산화작용과 함께 혈관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하고 구내염, 치주염, 치통 등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니 커피를 줄이고 종종 가지 차를 마셔봐야겠다. 30분 정도 끓이면 좋다고하지만 그냥 따뜻한 물에 우려내어도
보랏빛이 번지면서 구수한 맛이 났다.

< 커피 대용으로 은근 맛도 좋고 몸도 가뿐해지는 느낌이다.>
잘 보살펴 주지도 못하고 주변 풀 정리도 못해주었는데도 올여름 내내 건강한 열매를 선물해 준 가지에게 감사한다.
그리고 내년엔 두 그루만 심겠다는 다짐도 했다.
마지막으로 가지 역시 채소이므로 모든 채소와 마찬 가지로 효능과 부작용이 있으니 더 자세한 사항은 여기에서
→ https://www.donga.com/news/Opinion/article/all/20230807/120605920/1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장 : 성의는 없었지만 맛있기를 바래 (3) | 2023.12.11 |
---|---|
2023년 운전면허 적성검사 온라인 신청 방법 (0) | 2023.11.06 |
샤인 머스켓 농사 결산 -정보 없는 넋두리 (4) | 2023.10.31 |
회수 판매 중지된 식품 알림 서비스, 클릭 3번이면 완료! (0) | 2023.08.09 |
바지락 강된장과 호박잎 - 만사 귀찮은 여름, 강된장만 있으면 든든 (0) | 2023.07.3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