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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텃밭 1 - 씨앗을 심을까? 모종을 살까?

by 7시에 말자씨는 2023.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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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 뭔가를 심는 시기가 왔다. 작년에 브로콜리와 양배추를 너무 늦게 심은 기억이 나서 올해는 좀 서둘러서 각 채소의 알맞은 파종 시기를 찾아봤다. 마침 농촌 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발행한 텃밭작물 재배 캘린더가 있어서 유용하다. 채소들이 싹이 트고 자라 성숙기로 변하는 과정을 살펴보는 것도 일 년 중 느낄 수 있는 큰 기쁨 중의 하나이므로 실패하지 않도록 텃밭 농사 과정을 정리해서 공유해 본다.
 

1. 심을 채소 고르기

우선 씨앗을 직접 발아시킬 채소와 모종을 사서 옮겨 심을 채소를 선택한다.
일반적으로 싹 틔우기 쉬운 종자와 어려운 종자들이 있는데 다음과 같다.

싹 틔우기 쉬운 작물 : 완두콩, 강낭콩, 옥수수, 호박, 멜론이나 오이 같은 종자가 큰 채소
싹 틔우기  어려운 작물 : 토마토, 고추, 가지, 브로콜리, 콜리플라워 등 씨앗이 작은 채소.
싹 틔우기 무난한 채소와 꽃들 : 당근, 사탕무, 무, 순무와 같은 일부 작은 종자 채소
양귀비, 백일초, 한련, 금잔화, 피튜니아와 같은 꽃

싹 틔우는 기쁨을 포기할 수 없으므로 완두콩, 옥수수, 호박, 오이는 직접 씨를 심고
토마토, 고추, 가지, 브로콜리, 당근은 모종을 사서 옮겨 심어야겠다..

2. 싹을 틔울 장소 선택하기

일단 실내에서 싹 틔우기를 권장한다.

텃밭에 직접 씨를 뿌리면 특히 콩 종류는 새가 종자를 다 먹어치워 버리기도 하고 간혹 고라니나 길고양이들이 밭을 헤집고 다니기도 하므로 실내가 더 안전하기 때문이다. 텃밭에 나가기엔 아직 추운 늦겨울에 실내에서 씨앗을 심으면 따뜻하고 위생적이다. 용기 역시 죽은 식물을 뽑아낸 빈 화분이나 각종 플라스틱 일회용기, 스트리폼 박스, 심지어는 달걀 상자까지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물론 상점에서 종자 틔우는 트레이를 구입하면 습도 돔 커버와 배수 구멍, 용기 아래에 드립 트레이가 갖추어져 있어서 과도한 습기와 먼지를 잡기 쉬우므로 아주 편리하다. 하지만 전문 농업인이 아니고 텃밭을 일구는 정도라면 일회용기를 재활용하여 환경에도 기여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3. 싹을 틔울 혼합 상토 만들기

채소 종자 혼합 상토는 화분용 흙과는 다르다. 코코야자 껍질 또는 피트모스, 펄라이트, 버미큘라이트를 동등하게 넣고 약간의 퇴비를 첨가해도 좋다. 이렇게 만든 상토는 배수가 잘 되고 멸균 처리가 되어 곰팡이가 생길 염려가 없으므로 새싹이 돋아나기 쉽다. 용기에 흙을 채우기 전에 먼저 혼합 상토를 물에 적신다. 상토 한 줌을 쥐었을 때 물이 흘러나오면 너무 습하고 물이 전혀 나오지 않으면 너무 건조한 것이다. 물 몇 방울이 똑똑 떨어질 정도로 조절해 가며 적신다. 이제 적절하게 적셔진 상토를 용기에 채우고 단단히 눌러서 상단이 평평하도록 한다.
*귀찮으면 상토를 사면 된다*

4. 씨앗 심기

씨앗을 심을 깊이나 간격은 종자 패킷에 있는 지침을 따르면 되지만 보통은 씨앗을 씨앗 길이의 두 배 깊이에 묻으면 무난하다. 씨앗을 땅에 묻은 후에는 손바닥으로 땅을 톡톡 두드려 주는 것이 좋다. 상추를 포함한 많은 종류의 작은 씨앗들은 발아하는데 빛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씨앗을 땅에 깊이 묻는 대신 표면에 남게 해야 한다..

5. 용기 덮어주기

씨앗이 발아하려면 수분과 열이 필요하므로 그것들을 가두어야 한다. 플라스틱 랩이나 시판용 씨앗 발아 트레이의 돔 덮개로 씨앗을 둘러싼다. 일반적으로 직사광선을 받는 따뜻한 베란다 같은 장소에 용기를 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발아하는 데 완전한 어둠이 필요한 종자는 검은 비닐봉지나 천으로 덮어서 빛을 차단해야 한다.. 실패하지 않으려면 반드시 종자 패킷에 쓰인 지침을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발아를 빨리 시키길 원하면 씨앗을 심은 용기를 따뜻한 바닥에 놓는 것도 도움이 된다..

6. 씨앗에 물 주기

상토가 마르지 않도록 거의 매일 확인하고 관리한다. 흙이 건조해 보일 때 물 뿌리개를 사용하면 섬세한 씨앗의 경우는 씻기어 나갈 수 있으므로 스프레이를 사용해서 흙 표면에 가볍게 분무를 해주거나 씨앗을 심은 용기를 통째로 더 큰 물통에 담가 아래로부터 물이 흙에 스며들게 해야 한다.. 씨앗이 싹트자마자 용기의 덮개를 제거하는 것도 있지 말아야 한다..

7. 모종 관리

종자 패킷 지침에서 권장하는 정확한 온도 범위를 유지하고 정기적으로 물을 주어야 한다. 모종. 역시 발아 단계와 비슷하게 촉촉한 상태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잎 세트가 형성되면 이제 모종이 크게 자랄 준비가 되었다는 표시이므로 비료를 주기 시작한다. 권장량의 1/4로 희석한 액체 비료를 모종 아래 트레이에 부어서 배수구를 통해 흡수되도록 한다. 상토를 만들 때 퇴비를 첨가했다면 모종은 이미 필요한 양분을 제공받고 있으므로 비료는 사용하지 않는다.

8. 모종 옮겨심기

실내에서 자란 새싹은 급격한 환경 변화에 충격을 받기 쉬우므로 점차 낮은 온도, 바람, 직사광선과 같은 실외 조건에 노출시켰다가 본격적으로 텃밭에 옮겨 심는다. 작물이 성장했을 때의 크기를 계산해서 작물 간 사이를 충분히 두고 심어야 한다..

9. 주변 풀 제거, 지줏대 세우기, 가지치기

풀은 작물에 비해 생장 속도가 빠르므로 며칠만 방치해도 작물이 받아야 할 빛을 가릴 정도로 커지고 뿌리도 세진다.. 작물이 충분한 광합성을 할 수 있도록 주기적으로 잡초 제거를 해 줘야 하는데 그것이 번거롭다면 애초에 밭에 비닐을 씌우고 구멍을 뚫어 모종을 옮겨 심어야 한다..
방울토마토나 오이 가지 고추 같은 작물들은 쓰러지지 않게 지주대를 세워주고 영양분이 열매로 갈 수 있도록 원 줄기와 잎사이 곁순을 잘라주어야 한다.
 
이 밖에도 여러 가지 과정들이 있겠지만 우선 저 과정만 지키려 해도 초보 텃밭 농사꾼은 농사 포기하고 카드 들고 마트로 직행할지도 모른다. 나도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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