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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책

Star is born, 사람들은 왜 돕고 망가지는가?

by 7시에 말자씨는 2023.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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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 is born1937Janet GaynorFredric March가 출연한 영화가 원작이다. 원작에서 주인공들은 뮤지션이 아니고 배우들이었다. 이후 1954Judy GarlandJames Mason이 주연한 뮤지컬로 각색되었고 1976년에 Barbra StreisandKris Kristofferson주연의 영화로 탈바꿈하면서 주인공들도 본격적인 뮤지션으로 등장하고 2018년에 레이디 가가와 브래들리 쿠퍼 주연의 영화로 다시 한번 리메이크된 작품이다.

 

<다음 이미지>

영화정보https://namu.wiki/w/A%20Star%20Is%20Born%20Soundtrack

 

거의 한 세기에 가까운 기간 동안 여러 차례 리메이크가 되었다는 사실에서 볼 수 있듯 이 영화의 소재는 세대를 초월해서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평범한 이야기이다. 재능은 있으나 무명 생활을 하고 있는 뮤지션과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세상에 나오도록 발판이 되어주지만 정작 자신은 몰락의 길로 접어드는 유명한 뮤지션의 사랑과 갈등을 그린 특별할 것 없는 스토리 라인이다. 단지 내가 영화에서 흥미롭게 본 것은 레이디 가가를 돕던 브래들리 쿠퍼의 몰락이다.

 

영화에서든 현실에서든 자신이 도와주던 상대가 크게 성공을 하게 되면 상대적 박탈감에 무너져 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영화 '내 사랑'에서 루이스를 돕던 에버릿이 그러하고 1976년 영화 'Star is born'의 크리스 크리스토퍼슨과 2018년 'Star is born'의 브래들리 쿠퍼가 그러했다.

 

그들은 왜 망가지는가?

그것은 그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보상심리질투심리, 그리고 시혜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응원하고 돕는 것은 긍정적인 행동이다. 하지만 그 돕는 행위 속에는 보상심리가 내재되어 있다. 그 보상심리를 심리학자들은  사회적 교환이론 (social exchange theory), 회계사들은 비용-수익 분석(cost-benefit analysis), 철학자들은 공리주의(utilitarianism)이란 말로 설명한다. 한마디로 input에 비해 output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사람들은 좌절하거나 분노하게 된다.

 

질투 심리는 어떠한가. 상대가 잘 되기를 바라지만 나보다 더 잘 되기를 바라진 않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상대가 자신보다 더 성공하게 되면 질투라는 감정이 생기게 되고 이젠 상대의 재능을 비하하고 부정하려고 한다. 왜냐면 자신의 성공에 비해 상대방의 성공이 더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도움이 갖는 시혜적 성격 역시 사람들을 망치는 이유라고 볼 수 있다. 일종의 선민의식을 가지고 상대를 가르치거나 도우려는 성격이 누구에게나 있다. 결과적으로 상대가 더 이상 나의 도움이 필요치 않거나 거부할 때 분노를 느끼고 심지어 상대가 내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성공하면 그것을 비하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내가 베푼 시혜 속에서 상대가 복종하기를 바라고 그 통제를 벗어나는 것을 못 견딘다.

브래들리 쿠퍼(잭슨 메인)는 이런 인간의 다중성을 잘 보여준다. 레이디 가가(앨리)를 이끌어 줄 때의 그 다정함과 당당함, 그녀가 다른 프로듀서에게 갔을 때 질투와 분노, 그녀의 높아지는 명성에 박탈감을 느끼는 나약함을 너무 실감 나게 연기해서 영화를 보는 내내 그에게 매료되기도 하고, 그의 치졸함에 짜증이 나기도 하고, 그의 약함에는 연민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이 영화가 사람들에게 오래 기억되고, 감동을 주고, 어필할 수 있는 것은 사실 음악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1976년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와 2018년의 레이디 가가는 둘 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가창력의 소유자들이다. 물론 그들의 음색과 노래를 부르며 내뿜는 에너지는 좀 다르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가 마치 탑을 쌓아 올리듯 노래를 한음 한음 끌어올리는 듯하다면 음을 위에서 아래로 시원하게 내리꽂는 창법의 레이디 가가는 마치 창을 쏘는 장수 같다..

한 번씩 감상해 보시길.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Evergreen’

https://youtu.be/udLeOOy6em4?si=cIwPiZmDno3Vxh4P

 

레이디 가가 : ‘Shallow’

https://youtu.be/bo_efYhYU2 A? si=2 PS93 sTOm10 rnP9 d

 

서로 다른 느낌의 두 가수가 주는 감동이 같은 모습으로 내 기억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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